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의 성패는 두가지이다. 보는 사람이 얼마나 캐릭터의 심리에 얼마나 동감하느냐, 아니면 보는 사람의 심리 자체를 얼마나 움직이느냐. [질투는 나의 힘]은 전자다.
물론 동감 가는 캐릭터의 움직임이 늘 이상향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질투]에서 박해일 캐릭터는 '어여튼 보고 있는 한'은 그런 쏠쏠한 재미를 준다.
그.러.나....
극 중 '원상이'로 등장하는 박해일의 모습이 재밌을 지언정, 저런 친구가 정말 남친이 된다면 꽤나 피곤해 질거 같다. 나름대로 귀여운 컨셉으로 어리광도 부리지만 저 모습이 40대, 50대에 이르러 그대로 간다면 참으로 피곤한 일 아니겠는가.
그래서 사람은 성장해야 하나보다. 현재의 모습이 애 늙은이처럼 초연하다면 참으로 재미 없을지 몰라도 그게 차라리 나아보일 수 있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호르몬 치솟는 젊음의 모습이,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은 황혼의 모습과 다르다는건 당연지사 아닌가. 젊음이라는 외피속에서 귀엽거나 개성처럼 보이는 것도 마치 고인 물처럼 썩을 수 있는 일이고 말이다.
사람의 모습에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다는건 쉽지 않다. 변하는게 사람인데 말이지. 무엇보다도 타인에 대한 고민보다 내 자신이 변할 수 있냐는데 대한 여부까지 들어가면 (내 자신의 문제임에도) 훨씬 복잡해진다. 이런거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자위해봐야지.
어여튼 내가 장래에 만나는 사람은... 지금과 나중의 GAP이 정말로 작은 사람이었음, 아니면 그 GAP을 정말로 줄일 수 있는 사람이길 기대해 본다.
....
엄청나게 엉뚱한 생각 하나 더. 극 중에서 '연적'과 '멘토'라는 이중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박해일과 문성근. 이 영화 처음 봤을때 갑자기 내용이 돌변해서 박해일과 문성근이 퀴어무비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5각 내지 6각 관계로 발전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상상이 든 적이 있다.
특히나 문성근이 장인어른 상을 마치고 박해일과 나란히 누워서 "우리집에서 살자", "너랑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운운 할때는 더욱 그랬다. 얼마전에 [용서받지 못한자]에서 그런 코드를 읽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이것도 슬그머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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