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제대하고 나면 한동안 부대 생각이 난다는 (그리워서 생각 나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속설이 있지만, 난 비교적 예외였다. 제대후 한 며칠 동안은 '어? 아침에 일어나도 내 침대네?' 하는 신기한 마음은 들었지만 의외로 며칠만에 사회 적응을 잘 한 편이다. (아마 부대에서 럴럴하게 지내서 그런가 보다.)
그러나.... 한 겨울. 설야가 지난 다음날 아침 수북히 쌓인 집앞의 눈을 보노라면... 그때만큼은 부대 생각이 난다.
여러가지 제설도구 챙기고, 양말 겹으로 신고, 구역 나눠서 제설작업 하던 그때. 조금 더 앞선 기억은.. 12월 군번으로 들어가 정월 초하루 되기 이틀전에 숙영(야외에서 텐트치고 자는거)을 했는데, 불침번 서라고 앞 근무자가 깨울때 정말 힘든걸 떠나서 황당했던 기억. (그 좁은 텐트에서 빠져 나오랴.. 얼어붙은 전투화 녹이랴..)
그리고 그날 밤 눈이 수북히 내려 텐트가 내려 앉았는데 너무 귀찮아서 그냥 텐트를 이불삼아 잤더니... 안그래도 춥게 잔거 억울한데, 정신 상태가 글러 먹어서 텐트를 보수 못했다고 갈구던 2살 어린 기관병 생각. (다행이 너무 추워서 기합 주기도 귀찮았는지, 그냥 갈굼만 당하고 끝났다.)
비교적 때이르게 찾아온 큰 눈을 보니 불현듯 부대 생각이 났다. 쯧쯧... 부대 있는 젊은 장병들은 오늘 크게 뺑이를 치겠군. 조금만들 참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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