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04 20:09

정자동 로망


잡지나 신문 지상으로 꽤나 알려진 정자동 카페 골목이 집에서 지척이란 것은 상당히 독특한 기분이다. 근처에 놀러왔던 친구들이 급전화로 '거기서 괜찮은데가 어디냐?'라고 묻는 경우도 몇 번 있었고... 나는 내가 사는 동네를 말한 것 뿐인데 '와 거기 카페 골목 있잖아'라고 감탄하는 이도 있었고.. 내가 그렇다고 뭐 카페 '골목'에 사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카페 가서 죽치고 앉아서 음악 들으며 책 보거나 글 쓰는것은 꽤 오래된 나의 일상 루틴이다. 대부분 이런 루틴은 '그러고 있다가 약속이나 모임에 가서 조인하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작 분당에 있는 카페에는 갈 일이 별로 없다. 차라리 강남, 혹은 더 안쪽 시내에 가 있어야만 재빨리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약속이 없는 오늘 그 말많은 카페 골목으로 가봤다. 내가 찾는 곳은 호젓한 분위기의 카페이건만 정자동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재밌는 것은 카페 별로 '바글바글'의 편차가 있다는 점. 그래서 아싸리 손님 없는 카페에 갈까 생각했지만 그런데 가면 웬지 종업원들의 과잉친절이 있을것 같고, 그래서 적당한 분위기의 카페로 들어갔다. (사실 이 동네에서 괜찮은 카페를 찾으려고 고민하는거 자체가 -커피 맛을 아주 따지는 사람이 아니라면- 좀 무의미해 뵌다. 다 그게 그거 같은걸.)

아, 근데 나쁘지 않다. 넘 늦은 시간도 아니고... 귀에다 아이팟 꽂고 있으니 시끄럽지 않고... 낯선데 와서 그런지 글빨도 받고, 읽던 책이 재미 있어서 글쓰다 지치면 작업 전환(?)도 가능하고...가끔 창밖에 뵈는 경치 좋고.



좋은 카페 찾으니 '마트 가기'등이 포함되어 있는 내 커플 로망의 리스트중 하나가 떠오른다.  

'호젓한 카페에서 둘이 앉아 책보거나 글쓰거나 하면서 시간 보내기'

물론 그러고만 있으면 뻘쭘하니 가끔 대화도 해주면서 말이다. 맨날 뭔가 '할 꺼리' 찾으려면 얼마나 지치겠냐. 이렇게 편하게도 살아야지. 물론 그녀가 이런 플랜을 황당해 한다면 할 말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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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2
  1. 한주 2007/02/04 23:33 address edit & del reply

    이것이 지금 네가 혼자인 이유인 것이야

    • BlogIcon Jade 2007/02/07 04:19 address edit & del

      내가 뭘 어쨌다고...

  2. candy 2007/02/05 14:08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가 토요일에 종종 하던 것중 하나.
    카페에서 두세시간 죽치고 앉아 말없이 각자 책한권씩 읽기...
    그런데 요즘엔 갈만한 카페가 없다...
    집에서 마시는 커피가 더 맛있기도 하고=)

    • BlogIcon Jade 2007/02/07 04:20 address edit & del

      오. 멋지구나. 나도 그런거 이해해주는 사람 만나야 할텐데. (사실 아까 피디님과도 그런 얘기 했다. ㅋ)

  3. 재원 2007/02/06 10:37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서 어디 간거야? 그때 내가 너한테 문의한 끝에 찾아간 곳은 일프라가란 이름의 카페
    근데 날씨도 추운데 안에 있지 않고 담요 덮고 밖에서 차 마시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어 ㅋㅋ
    조만간 또 들를테니 기다리라~

    • BlogIcon Jade 2007/02/07 04:21 address edit & del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다시 가면 위치로 기억할거 같애. 뭐 내가 간곳이 베스트는 아니었고 그냥 호젓하고 좋았다고.

  4. BlogIcon 민규 2007/02/06 13:34 address edit & del reply

    오...저...저

    이어폰 색깔 독특하네요?
    그리고 언제부터 아이팟 오너가 되셨남?

    • BlogIcon Jade 2007/02/07 04:21 address edit & del

      이어폰 이래뵈도 젠하이져꺼다. 아이팟 유저된지는 한 일주일째.

  5. BlogIcon 박보혜 2007/02/09 00:04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유재혁씨
    사진도 그렇고 글도 왠지 멋지군요^^

    까페에서 개인 플레이하기라..좋을것 같은데..ㅎ
    하지만 연인이라면 서로 마주보며 할 얘기가 많지 않으려나요?
    ^^

    • BlogIcon Jade 2007/02/27 04:14 address edit & del

      말이 없어도 되는 사이가 있답니다. ㅋ

  6. p 2007/02/27 00:08 address edit & del reply

    이론..그런 이는 나였잖아..ㅋㅋ

    • BlogIcon Jade 2007/02/27 04:14 address edit & del

      그렇긴 하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