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30 04:22

12월 28일 밤, 12월 29일 낮

28일 밤.

끝.

사람 좋은 웃음 한 번 씨익 던지며 나서는 그녀.

차라리 섭섭함의 눈물이라도 보이면 위로라도 해주련만.

오히려 해맑은 웃음에 내가 기분이 엉망이 되었다.


화룡정점 찍듯,

떠나는 또 한 명은 나에게 두툼한 파일 두 개를 맡겼다.

그 역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면서...

언젠가 떠날때 남아 있는 사람에게 전해주려고 했다면서.

명목상으론 '요긴한 자료'들이 남아있는 더미였지만,

열어보니 실상은 추억 덩어리들이다. 또 한 번 울컥.


주차장으로 가는데 그녀에게서 고마웠다는 문자가 왔다.

의젓하게 받아야 하는데... 그냥 내 기분 별로라고 무례한 답문을 해버렸다.

복잡해진 머릿속 탓에 집에 오자마자 그냥 쓰러져 자버렸다.





29일 낮.

시작.

그냥 시작이라는 이유로 나는 다시 바빠져야 했다.

당연히 남아있는 사람이 이어가야할 몫을 감당하는게 왜이리 위선처럼 보이는지.


나 혼자 멍해져 있는 기분에

종무식등으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분위기를 보고 있노라니

생뚱맞게 군대에서 100일 휴가 갔다가 들어왔을때,

나 홀로 슬로우 모션, 배경은 패스티스트 모드였던 그 때가 갑자기 떠오른다.


감사한 것은 이럴때 힘이 되어주는 것이

새롭게 함께 할 사람들이라는 것.

한 사람은 여느때처럼 따뜻하고,

한 사람은 여느때처럼 해야할 일들을 요목조목 말해준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노트북 앞에서 바지런히 원고를 갈기다 보면

28일 밤과 29일 낮의 간극은 어느정도 희미해진다. 감사한 일이지.





좋은 사람들이 떠나고,

좋은 사람들이 왔다.

Fair Trade. 



(그래 신시티 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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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2006/12/31 23:11 address edit & del reply

    old man dies, young girl lives... 그럼 네가 떠났어야 하는거 아냐? ㅋㅋ